몸에 좋은 스테미너 식품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은행나무는 2억 5천만 년 전부터 지구에 터를 잡은 장수목으로 알려져 있다. 옛 사람들은 은행나무가 장수하기 때문에 열매인 은행도 장수를 돕는식품이라 믿었다.
실제로도 은행은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은행은 당질, 지방질, 단백질 등이 주성분이며, 카로틴, 비타민 A, B1, B2, C, 칼슘, 칼륨, 인, 철분 등 무기질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특히 단백질의 질이 좋고 소화흡수가 잘돼 예로부터 스테미너식 품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은 강장작용을 돕기 때문에 남자들에게 특히 좋은 식품이다.
은행은 한약재나 민간약재로도 많이 이용돼 왔다. 한방에서는 씨를 살짝 볶아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만성 기관지 천식의 기침을 억제하고 호흡 곤란을 치료하는 데 쓴다. 본초강목에도“폐를 따 뜻하게 하고 기를 도우며 천식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은행의 효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은행은 지방을 제거하고 골연화증을 예방한다. 은행에는 혈관벽에 엉겨 붙은 지방 찌꺼기를 제거하고 신경조직의 성분이 되는 레시틴과 비타민 D의 모체인‘엘고스테린’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들은 칼슘의 체내 흡수를 촉진하고 골연화증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은행은 두통에도 효과적이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도와주기 때문에 감기로 인한 두통이나 불안, 초조로 인한 두통에 잘 듣는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늘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땐 은행을 볶거나 삶아 먹으면 좋다. 종종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라면 은행처방을 내려 보시라. 은행을 볶아 꿀에 재서 과자 대용으로 꾸준히 먹이면 서서히 증상이 좋아지고 몸도 튼튼해진다. 잠들기 3~4시간 전에 구운 은행 5~6개를 먹이면 가벼운 증세는 며칠 안에 낫는다고 한다.
단, 은행을 먹을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은행은 청산배당체라는 독성이 있어 날로 먹거나 빈속에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은행을 많이 먹으면 복통, 구토, 설사, 발열 증세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자. 보통 하루에 5~10개 정도 잘 익혀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 건강 지키는 은행요리
은행은 특유의 풍미가 있는 식품이지만, 사실 우리네 밥상에 자주 오르는 먹을거리는 아니다. 은행을 볶아서 그냥 먹거나 술안주로 하고 신선로 등 여러 음식에 고명으로 주로 이용한다. 이제 은행이 음식의 고명이나 요리의 부재료로만 쓰인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시라. 은행으로 얼마든지 별미요리를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은행 한 줌만 있으면 술안주, 간식, 밑반찬, 후식, 샐러드, 볶음요리, 찜요리 등 다양한 은행요리를 즐길 수 있다.
올 가을에는 몸에 좋은 은행으로 만든 요리로 가족 건강을 챙겨보자. 은행을 넣은 영양밥이나 쌀과 함께 끓인 은행건강죽, 그리고 은행소스로 풍미를 더한 샐러드도 좋다. 찹쌀과 견과류, 버섯을 넣은 은행영양 밥에다 간장양념장을 뿌려 비벼 먹으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 뚝딱이다. 은행마늘꼬치와 은행밀쌈은 손님 상차림이나 술안주로 제격이다. 갖은 양념한 쇠고기나 버섯에다 은행을 넣어 볶은 요리나 은행소스로 맛을 낸 샐러드도 별미다. 달콤한 밥반찬으로 먹고 싶다면 콩장이나 견과류와 함께 넣어 볶거나 꿀로 양념해 밀전병에 싸 먹어도 별미다.
은행은 머리를 똑똑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건뇌식품 중 하나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아이들 성장식으로 그만이다.‘ 멜라민 과자’로 인한 먹거리 걱정으로 불안하다면 두뇌영양식인 좋은 은행으로 간식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꿀과 계핏가루로 맛을 낸 은행밤호두무침이나 찹쌀경단에 적당히 다져 꿀로 버무린 은행고명을 살살 뿌린 달콤한 은행경단이라면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말린 살구나 곶감에 은행을 넣고 돌돌만 주전부리도 참 맛있다. 또한 은행에 밤과 호두, 대추, 생강을 넣어 끓인 오과차는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몸에 좋은 한방차다. 이 오과차는 어르신들의 해소 ,천식에도 좋고 대추나 호두 등에는 기침을 내리는 효과도 있으므로 간단 하면서도 좋은 약차다.